美법원, '라이트' 담배 집단소송 승인
미국 연방 법원이 25일(현지시간) 수천만명의 '라이트' 담배 흡연자들에게 최대 2000억달러 규모의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의 잭 와인스타인 판사는 바버라 슈워브 등 '라이트 담배' 흡연자들이 필립모리스 등을 상대로 2004년 제기한 소송 판결에서 담배 제품에 '라이트', '저타르' 등의 단어를 사용, 흡연자들로 하여금 건강에 덜 해로운 것처럼 오인하게 만든 담배 업체들에 대해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을 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소송의 피해자들은 담배회사들이 '라이트'라는 문구를 이용해 얻은 이익이 1200억~2000억달러에 달한다며 이를 전액 배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원고측 변호인인 마이클 하우스펠드는 "소송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는 5000만명으로 추산된다"며 "1970년대 초 이후 시판된 '라이트' 표기 담배를 구입한 사람은 누구나 소송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담배 회사들은 이같은 판결에 곧 항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놀즈의 대변인인 데이비드 하워드는 "이번 사건에서 집단 소송 권리를 부여한 법원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며 "2차 순회 항소 법원에 이 결정을 다시 검토해 줄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방법원의 판결로 담배회사 주가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필립모리스를 보유한 알트리아 그룹 주가는 6.4% 하락했고 레이놀즈 토바코를 보유하고 있는 레이놀즈 아메리칸은 3.7% 떨어졌다. 이밖에 로릴라드 토바코를 보유한 로우스, 벡터 그룹,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도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알트리아 그룹은 이날 판결로 회사를 2~3개 회사로 분할하겠다는 장기 계획이 연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알트리아가 88%의 지분을 보유한 크래프트 푸드의 분사를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은 대규모 소송을 답보상태를 보여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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