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삽코리아/한국우리사주협회

본계약 전 대우조선해양 ‘실사’ 무산될 듯
대우조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그룹이 산업은행과 체결하기로 한 매각 본계약 시한이 오는 29일로 다가오고 있지만 본계약 전 예정됐던 정밀실사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는 분위기다.

당초 시나리오대로라면 11월14일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지분매각 MOU를 체결한 한화는 이후 약 한달간 거제 옥포조선소를 포함한 회사 전체에 대한 실사를 마친 뒤가격조정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MOU체결 이후 4주가 지났지만 정밀실사가 착수조차 안돼 대우조선 노동조합과 옥포조선소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본계약 전 실사는 물건너 갔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한화는 100여명 정도의 실사단을 직접 서울본사와 옥포조선소로 투입해 3~4주 동안 회사내용을 샅샅이 살펴보는 방법으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대우조선 노조의 실사저지 방침으로 인해 본계약을 체결한 뒤 실사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계약 전 실사를 통해 회사실체를 파악한 뒤 가격협상을 통해 본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대우조선해양 매각에서는 본계약 체결 후 가격조정을 위해 실사를 하는 '先실사 後본계약' 방식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MOU 체결 이후 대우조선 노조는 ▲고용보장 ▲종업원 보상 ▲회사발전 ▲기타 매매에 대한 사항 등 4대 요구사항에 대해 산업은행과 교섭이 끝나기 전까지는 실사를 막겠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서울 본사와 옥포조선소에 실사저지대를 가동하면서 한화 실사단의 출입을 불허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조선 노조는 매도자인 산업은행을 매개로 한화에 요구사항에대한 교섭을 추진하고 있으나 한화측의 무반응으로 거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한화는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이 인수자로서의 확고한 법적지위가 아니란 이유로 교섭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내부적으로 인수자금마련 등에 고심하면서 노조와의 교섭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본계약 체결 후에도 실사저지를 통해 노조 요구안을 관철시키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